Define the problem first
2024년을 마무리하는 12월이 왔을 때, 왠지 올해는 advent of code를 다시 풀고 싶어졌다. 2024년에는 ruby나 elixir 등을 새롭게 사용하게 되면서 새로운 언어를 또 익히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고, 내가 좋아하는 언어지만 사용한지 오래된 언어인 Clojure로 문제를 풀기로 했다. 같은 언어로 푸는 주변 동료들은 없지만, Clojurians Slack과 Reddit, 그리고 회사 내에 aoc를 푸는 다른 동료들이 있어서 재밌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고 시작했다.
결과적으로는 총 50 stars 중에 32 stars를 받았고, 총 18일의 문제를 풀었고 그 중 14개는 별 2개, 4개는 별 1개를 받았다. 초기 일주일은 금방 풀 수 있는 문제들이어서 빠르게 풀었지만, 2주차부터는 시간이 조금씩 더 소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느낌적으로 마지막까지 난이도가 계속 높아지는 것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
내 코드의 리뷰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Clojurians에서 공유한 다른 사람의 코드를 보았는데 같은 문제를 이렇게 다양하게 풀 수 있구나 라는 것을 또 새삼 느꼈다. 특히, Clojure로 아름답게 푼 풀이들을 볼 때 아주 신기했다. 코드란게 명확하게 더 좋은 코드나 나쁜 코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짠 코드를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리고 사내에서는 C++, Ruby, Typescript 등 다양한 언어로 동료들이 각기 다른 소감을 공유해서 더 동기부여가 많이 되었다. 중간에 2주정도 하고 포기하고 싶긴 했는데 어쨌든 마지막 12월 25일까지 참가했고 정말로 잘 했던 선택인 것 같다.
이번에 뭔가 학습이나 성장을 목표로 시작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transduce나 memoize도 사용해보고, graph 문제도 풀면서 결과적으로 많이 배운 것 같다.
올해 푼 코드들은 Github에 올려뒀다. 2025년에도 최소 2주 정도는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그 때는 어떤 언어로 풀어볼지 고민해봐야겠다. 2024년도 끝!
Published: 2025-01-11
Tagged: Clojure Adventofcode
지난 2024년 10월 14일에 새로운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한달이 거의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몇가지 기록을 해보자.
이전 회사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회사의 규모다. 일단, 한국 오피스에 약 100~200명이 있고, 전 직원은 약 5000+명이 있다. 그리고 회사의 프로젝트와 프로덕트가 크고 팀이 많다. 그리고 한국인은 팀에서 소수일 뿐이다.
큰 규모의 회사를 다녀본 적이 없어 기록해보자면, 온보딩 과정이 꽤나 매끄러웠다. 그럴싸한 프로세스가 있고 추가로 좋은 장비와 좋은 사무실, 좋은 환경이 이를 뒷받침한다. 괜히 대감집 노예를 하라는게 아닌 것 같다 싶다.
대기업스러운 것들을 나열해보면, 시장에 안착한 제품이 있고 그에 따른 안정적인 매출이 있다. 그리고 일정한 프로세스가 있고 인프라, 배포, 모니터링 등 모든 것을 다 제어할 필요가 없다. 개발 인프라 자원 및 서포트, 그리고 개발 플랫폼 팀에서 신경써주는 것들이 있어서 팀에서 집중해야하는 임팩트 있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정말 하나의 모듈만 잘하면 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스타트업스러운 것들을 나열해보자면, 배포가 잦고 빠르다. 그리고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이 적고 프로세스가 아주 빠르진 않지만 느린 편은 아니다. 그리고 매니저들이 적절한 역할을 잘 해준다. 사람들은 경력, 나이, 배경, 성별 등이 적절히 분포되어있고 엄격한 근태 관리 - 가령 9시 1분까지 와야한다든가 - 가 없다.
나는 대기업 같은 스타트업, 동아리 같은 스타트업, 평범한 스타트업, 허슬하는 스타트업 등 다녀보았는데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환경은 황금 밸런스가 아닌가 싶다.
살아남은 제품인 만큼 레거시 코드나 기술도 굉장히 많고, 돈 버느라 시간이 없어서 오래되고 낡은 부분이 곳곳에 숨어있다. 이것들은 아쉬운 점은 아니고 오히려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점 같아서 좋다. 아마 사람이, 시간이 == 즉 여유가 없어서 해결할 수 없었던 것들일텐데 하나씩 해결하고 기여할 수 있을 것 같은 틈이 보인다. 서두르진 말고 팀에 잘 녹아든 다음에 하나씩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Published: 2024-11-10
Tagged: Onboarding
다양한 회사를 다니다보니 이러한 경험도 있다. 지금 재직 중인 회사가 인수가 되었다. 디테일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대표를 교체한다고 하거나, 사무실의 위치를 결정하고, 돈의 집행까지 관리할 정도이니 아마도 과반 이상의 지분이 넘어간 것 같다. 여러 자료를 종합했을 때 추정컨대 80% 정도.
회사의 대표나 매니저들이 회사의 방향성이나 기술, 문화 같은 것은 보호 받을 수 있다고 말은 했지만 이것은 사실 희망이고 염원이 아닐까. 이제는 더 이상 스타트업은 아니다. 내가 현재 회사에 다닌 이유는 구글코리아 R&D 부분 대표를 지냈던 대표와 뛰어난 엔지니어들이 만들어놓은 채용 문화, 개발 문화, 일하는 문화를 생각하고 합류를 결정했었다. 실제 재직할 때, 이러한 문화적인 부분들이 얼마나 기대했던 것과 맞고 맞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적어도 내 결정은 그랬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들은 바뀔 것 같다. 특히 사업적으로는 많이 바뀔 것 같다. 기존 조직이 사업을 잘 했던 것은 아니므로 약점만 개선하면 되지 않냐곤 하겠지만, 원래도 음식점도 주인만 바뀌고 모든 것이 그대로더라도 시간이 지나지 않아 서비스, 맛 모두 다 바뀐다. 좋은 방향이든 아니든. 아마 변화는 시간 문제일 것 같다.
회사란 공간은 참 모르겠다. 그래도 이제 만 7년 이상 일해왔고 여러 회사를 거쳐왔는데 매번 다른 경험을 하니 신기하기도 하면서 지치기도 한다. 앞으로 어떤 일을 어디서 더 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상황을 기록해두면 나중에 도움이 될 것 같다.
Published: 2024-08-19
Tagged: Diary